1. 책 소개
책 제목 : 작별하지 않는다
저자 : 한강
2.작별하지 않는다 - 잊지 않기 위해, 작별하지 않기 위해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읽는 이을 고요한 슬픔 속으로 천천히 이끌어가는 소설입니다. 이 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속에 한동안 파문처럼 잔상을 남깁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문장 너머의 슬픔, 그리고 그 슬픔을 넘어선 연대와 기억의 힘을 곱씹으며 말입니다. 이 소설은 단지 과거의 비극을 기록하려는 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산에도 여전히 끝나지 않은 상처를, 잊지 말아야 할 진실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여줍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수만 명의 민간인이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 비극은 긴 세월 동안 침묵과 은폐 속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책에서 ‘인선’과 ’ 경하‘라는 두 여인의 개인적 서사를 통해 그날의 상처를 지금 여기로 불러옵니다. 인선의 부탁으로 앵무새를 보살펴주러 폭설에도 인선의 제주집으로 향하지만 이미 인선의 앵무새는 죽어있었습니다. 제주 인선의 집에서 4.3 사건의 기억을 마주하게 됩니다. 인선의 어머니의 흔적이 있는 곳에서 인선과 나눈 과거의 대화, 그리고 비극의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4.3 사건의 피해자였던 인선의 어머니 이야기는 학상 당시의 참혹한 장면을 잊지 못한 채, 부모와 동생을 잃었고, 오빠마저 행방불명이 됩니다. 오빠는 육지의 감옥에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고, 인선의 어머니는 남은 생을 오빠의 흔적을 찾아 떠돌며 보냈습니다.
한강은 이 이야기를 과장이나 적나라한 감정의 언어로 담지 않습니다. 오히려 폭설로 고립된 어둠 속 희미한 촛불처럼 절제된 언어로, 그 속에 깃든 슬픔과 연대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인선의 어머니의 기억은 인선에게로, 경하에게로 스며듭니다. 그리고 독자인 나에게로도 다가와, 그 기억을 함께 짊어지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이 소설에서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순히 죽음과 이별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작가는 이야기 내내 죽음과 생의 경계를 탐색하며, 애도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죽음과 완전히 이별할 수 없듯, 그 상처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억한다. 그래서 끝내 사랑한다.“라는 메시지는 소설 전반에 흐릅니다. 인선의 어머니가 평생 오빠의 행방을 찾아 떠돈 것은 단순한 집착이 아닙니다. 그것은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며 사랑의 가장 깊은 형태였습니다.
제주의 숲과 바다, 무덤과 마을 골목은 그날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고요히 존재합니다. 저자는 그 고요를 깨지 않습니다. 대신 경하와 이넌이 그 땅을 걷는 발걸음을 따라, 독자로 그 상처를 더듬어가도록 합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기억하며 살아가는가. “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역사 소설이 아니고 과거의 비극을 그리되 그것을 우리의 윤리로 새기는 소설입니다. 우리는 완전히 작별할 수 없으며, 그래서 끝내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책을 덮고 난 지금도 그 어둠 속 촛불을 떠올립니다. ”기억은 이렇게 옮겨진다. 촛불을 건네듯.” 이 소설은 그 촛불을 꺼뜨리지 말라고, 우리가 끝내 잊지 말라고 속삭입니다. 그리고 그 속삭임은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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