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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더 나은 삶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by Potji 2026. 2. 23.

 

 

우리는 대체로 나쁜 사람이 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옳고 그름이 쉽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환경 문제, 소비 선택, 직장에서의 경쟁, 인간관계의 갈등까지. 매일의 선택은 도덕적 판단을 요구합니다. 이 책은 그 복잡한 질문을 철학의 언어로 정리해줍니다.

물론 철학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무겁게 들립니다. 그러나 이 책은 철학을 실천의 언어로 바꿉니다. 거창한 이론 대신 일상의 태도를 다룹니다.

감정이 격해질 때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
타인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는 기준.
완벽을 요구하기보다 균형을 선택하는 태도.

이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삶의 결이 달라집니다.

 

1. 윤리학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철학은 멀고 어렵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슈어는 윤리 철학을 일상의 장면으로 끌어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 내가 산 옷이 노동 착취와 연결되어 있다면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이기적인가
  • 거짓말은 언제나 나쁜가

이 질문들은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입니다. 우리는 매일 이런 상황을 겪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럴 수밖에 없다”고 넘깁니다.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 칸트의 의무론, 공리주의, 계약론 등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각각의 관점이 어떻게 판단을 다르게 만드는지 보여줍니다. 한 이론이 완벽한 해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며 사고의 폭을 넓혀줍니다.

읽다 보면 깨닫게 됩니다. 철학은 정답을 제공하기보다, 사고의 근육을 키워주는 훈련이라는 사실을.

 

2. 완벽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책 제목은 How to Be Perfect, 직역하면 “완벽해지는 법”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완벽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시작합니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도덕적 기준을 높입니다. 환경을 생각해야 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하며, 공정한 소비를 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을 완벽히 지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마이클 슈어는 여기서 중요한 태도를 제시합니다. 완벽을 목표로 삼기보다, 조금 더 나아지려는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생각 자체를 멈춥니다. “어차피 다 문제야”라며 체념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3. 도덕은 감정이 아니라 훈련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은 도덕을 감정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착한 마음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도덕적 판단은 연습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어떤 선택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지, 어떤 행동이 나의 원칙과 일치하는지, 이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다 보면 판단의 기준이 정교해집니다.

책은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철학의 핵심을 정확히 짚습니다. 어려운 개념을 일상적인 사례와 연결해 풀어내기 때문에 철학 입문서로도 부담이 없습니다. 특히 윤리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생각을 확장하는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4.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의 의미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도덕 철학은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학문처럼 보이지만, 실은 삶의 방향을 묻는 학문에 가깝습니다. 돈을 버는 방식, 관계를 유지하는 태도,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모두 연결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최선”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모든 선택에서 완벽한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가능한 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함은 도달점이 아니라 방향이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5. 왜 지금 이 책이 필요한가

현대 사회는 복잡합니다. 개인의 선택이 사회 전체와 연결되어 있고, 정보는 넘쳐납니다. 그만큼 도덕적 판단도 어려워졌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은 이런 복잡함 속에서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명확한 해답 대신 사고의 틀을 제공합니다.

철학은 삶을 단순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혼란을 정리해줍니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 어떤 원칙을 붙들고 갈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은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닌 오히려 일상에서 “이게 맞는 걸까”라는 질문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책입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주지는 않는 대신 고민을 멈추지 말라고 말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생각하고 수정해가면 된다고 말합니다.

더 나은 삶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조정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현실적입니다.

철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 윤리학이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조금 더 깊게 만들고 싶은 독자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읽을거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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